SPAC에 대한 완전한 이해: 정의부터 위험까지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기업인수목적회사)는 실제 사업 활동 없이 오직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특수목적회사임. 간단히 말하면, SPAC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먼저 모은 후 상장하고, 그 다음에 적절한 비상장 기업을 찾아 합병하는 페이퍼 컴퍼니임.
SPAC의 기본 구조와 정의
SPAC은 '빈 껍데기' 회사로 먼저 상장한 후, 일정 기간 내에 유망한 비상장 기업을 찾아 합병하는 방식으로 운영됨. 이는 기존의 기업공개(IPO) 절차와는 반대 순서로 진행되는 것. 일반적인 IPO는 기업이 먼저 사업을 영위하고 실적을 쌓은 후 상장하는 반면, SPAC은 자금을 먼저 조달하고 상장한 후 사업을 찾아나서는 구조.
SPAC의 주요 참여자
- 스폰서(Sponsor): SPAC 설립을 주도하는 발기인으로, 일반적으로 금융투자업자나 M&A 전문가들이 담당함
- 일반투자자: 공모를 통해 SPAC 주식을 구매하는 투자자들
- 합병대상 기업: 최종적으로 SPAC과 합병하게 될 비상장 기업
- 예치·신탁기관 (Custodian, Trust fund):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금융기관임
미국 거래소에서의 SPAC 발행 과정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SPAC 상장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침:
1단계: SPAC 설립 및 IPO 준비
SPAC은 먼저 설립자(스폰서)의 자본금으로 법인을 설립함. 이후 나스닥(NASDAQ) 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IPO를 진행함. 스폰서는 보통 전체 지분의 20%를 소유하게 되며,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여 공모 절차를 완료함.
2단계: 자금 예치 및 상장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신탁 계좌(Trust Account)에 예치되며, 인수 대상 기업을 찾을 때까지 보관됨. 이 자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없으며, 합병 실패 시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가 반환됨. (일반적으로 실패 시 반환되는 것은 기간에 따라서 다르지만 10.7불 정도) 미국에서 SPAC 단위(Unit)는 일반적으로 10달러로 책정되며, 주식과 워런트(신주인수권)가 포함됨. 주식과 신주인수권은 인수 대상이 확정이 된 이후에는 분리 되어서 거래가 가능해짐.
3단계: 인수 대상 탐색
SPAC은 IPO 이후 18~24개월 이내에 합병할 회사를 찾아야 함. 이 기간 동안 스폰서는 다양한 기업을 검토하고 가장 적합한 후보를 선정함. 최근에는 핀테크(Fintech), 인공지능(AI), 전기차(EV), 헬스케어, 바이오테크 등의 혁신 기술 기업들이 주요 인수 대상이 되고 있음.
4단계: 합병 및 De-SPAC 과정
합병 대상이 결정되면 De-SPAC 과정이 시작됨. 이는 SPAC이 운영 사업체로 전환되는 과정을 의미함.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합병 계획을 제출하고, SPAC 주주들의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함.
중요한 점은 미국에서 SPAC 주주들은 합병에 반대할 경우 반환권(Redemption Right)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임. 이는 합병 완료 전까지 자신의 주식을 현금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로, 투자자 보호 장치 역할을 함.
SPAC의 종결 과정
SPAC은 두 가지 방식으로 종결됨:
성공적 합병 시
합병이 성공하면 SPAC의 종목 코드가 합병된 기업의 이름으로 변경되며, 해당 기업은 정식 상장 기업이 됨. 이 과정에서 SPAC 주주들은 합병된 기업의 주주가 되어 주가 상승 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음.
합병 실패 시 청산
정해진 기간 내에 적절한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SPAC은 청산 절차를 밟음. 이 경우 신탁 계좌에 예치된 자금은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가 포함된 형태로 반환됨. 국내 사례를 보면, 최근 청산된 하나금융25호스팩의 경우 예치 기간 3년 동안 각각 4.7%, 3.55%, 3.2%의 이자율이 적용되어 투자자들에게 연 환산 5.6%의 수익을 제공한 것임.
단계별 위험 요소
1. 설립 및 IPO 단계의 위험
정보 부족 위험이 가장 큰 위험이라 할 수 있음. SPAC은 상장 시점에 구체적인 인수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투자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임. 투자자들은 스폰서의 경력과 능력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임.
스폰서 신뢰도 위험도 존재함. SPAC의 성공은 스폰서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므로, 스폰서의 과거 실적과 해당 업계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함. 신뢰도가 낮은 스폰서는 적절한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
2. 인수 대상 탐색 단계의 위험
시간 압박이 있음. SPAC은 제한된 기간 내에 적절한 인수 대상을 찾아야 하므로, 시간이 부족할 경우 부적절한 기업과 성급한 합병을 진행할 위험이 있음.
합병 대상 품질 위험. 합병할 기업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 오히려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수 있음. 실제로 2021년 이후 합병이 완료된 401개의 SPAC 중 합병 계획 발표 때보다 주가가 오른 SPAC은 27개에 불과한 것임. 따라서 안 좋은 회사로 합병한다고 판단이 될 때에는 반대 행사권과 반환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3. 합병 단계의 위험
합병이 확정이 되면 가격이 너무 오르는 경우도 허다함. 이때부터 들어가는 것은 결코 안전한 투자가 아니게 됨.
주가 희석도 리스크. 합병 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으며, 이는 주주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
4. 합병 후 운영 단계의 위험
SPAC 주식은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음.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주식을 매도하기 어려울 수 있음. 따라서, 들어갈때 굉장히 신중하게 들어가야 함.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2010년~2021년 국내 SPAC의 합병 후 수익률은 합병 전보다 오히려 낮았으며, 시간이 갈수록 지속적으로 수익률이 하락하는 장기 저성과 현상을 보인 것임.
5. 청산 단계의 위험
합병에 실패하여 청산되는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다른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는 기회비용이 발생함. 또한 공모가보다 비싸게 매입한 투자자의 경우 손실을 볼 수 있음.
투자자 보호 장치와 한계
SPAC 투자에는 몇 가지 보호 장치가 있지만 한계도 존재함. 미국의 경우 투자자들은 합병에 반대할 때 반환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국내의 경우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예치하여 합병 실패 시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보호 장치에도 불구하고 SPAC 투자는 여전히 높은 위험을 수반함. 특히 최근 미국 SEC는 SPAC 관련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사업 전망 발표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SPAC 시장의 매력도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임.
결론적으로, SPAC은 전통적인 IPO보다 빠르고 간편한 상장 방법을 제공하지만, 각 단계마다 고유한 위험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임. 투자자들은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